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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원한 사랑의 약속, 영화 '어톤먼트'

by 터닝포인트23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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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골든 글로브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영화 '어톤먼트'는 이안 매큐언의 소설인 '속죄' 원작이다. '오만과 편견'의 '키이라 나이틀리'와 조 라이트 감독이 다시 만나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다. 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음악상을 받았고 그 외 여러 분야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이 영화는 2007년 영국영화로 제임스 매커보이가 로비역을, 키이라 나이틀리가 세실리아 역을, 시얼샤 로넌이 브라이오니 역을 맡았다. 이 세 명이 주요 등장인물들이고 영화는 소설의 내용과 동일한 스토리로 만들어졌다. 영국의 부유한 집안의 딸 브라이오니는 소설가를 꿈꾸는 열세 살의 소녀이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며, 결벽증이 있다. 아직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지 않았고 영국 상류층이 마지막으로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던 1935년, 대학을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온 브라이오니의 언니 세실리아는 뭔지 모를 답답함과 자립해야 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에 시달린다. 시골 저택에서 여름을 보내던 중 그녀는 집사의 아들이자 명문대 의대생 로비와 마주친다. 어릴 때부터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이 있었지만 계급의 거리감 때문에 쉽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있다.  둘 사이에 다시 싹트기 시작한 긴장감 때문에 세실리아와 일부러 거리를 두는 로비와, 로비의 태도를 눈치채고 표현하기 힘든 울분을 느끼고 있던 세실리아가 어느 뜨거운 여름 오후에 정원의 분수대 앞에서 마주친다. 세실리아는 로비가 보는 앞에서 옷을 벗고 분수대로 뛰어들었고 그때 건물 위층 창가에서는 상상력 풍부한 어린 브라이오니가 그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다. 그날 오후, 저택으로 한 손님이 찾아온다. 그런데 저녁 식사 도중 저택에 와 있던 친척 아이들이 없어진다. 브라이오니의 사촌언니이자 아이들의 친누나인 롤라가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가 누군가에게 강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자 브라이오니는 로비를 강간범으로 지목한다. 거짓말이었다. 사실 브라이오니가 거짓말을 한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쭉 로비를 짝사랑해 왔지만 로비는 그녀를 어린아이로만 보았고 그녀의 언니와의 관계를 알게 되자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 유치하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 때문에 로비는 소아 강간범의 누명을 쓰고 좋은 평판과 전도 유망한 의사지망생이라는 사회적 입지를 모두 잃어버린다.

 

잘못된 생각이 가져온 불행

억울한 누명을 쓴 로비는 감옥에 갇히고 세실리아와 헤어지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로비는 군대에 입대하는 조건으로 감옥에서 풀려나 지옥 같은 전쟁터로 가게 된다. 그녀는 그에게 사진 한 장을 준다. 우리가 살 집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사진 속 집으로 찾아오라 한다. 한편 동생을 용서할 수 없었던 세실리아는 집안과 인연을 끊고 간호사로 자원해 부상당한 군인들을 돕기 위해 프랑스로 보내진다. 간호사가 된 그녀는 로비를 잊지 못하고, 로비 역시 그녀를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끔찍한 전쟁터를 견뎌내고 있었다. 전쟁터에서 잠시 재회하게 된 두 사람. 브라이오니 역시 간호사가 되어 전쟁터로 간다. 언니를 찾아간 날 두 사람을 마주하고 진정한 사랑 앞에서는 거짓말과 전쟁도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한다. 병사들이 고향으로 떠날 수 있는 덩케르크 철수작전. 전쟁 중에 감염된 상처로 로비는 덩케르크 해변에서 철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철수작전 마지막 날에 로비는 패혈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세실리아 역시 지하철 가스와 수도관에 투하된 폭탄으로 사망하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살아서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속죄

세월이 흘러 브라이오니는 작가가 되었다. 그녀는 소설에서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며 진실을 밝힌다. 로비의 무죄를 고백하며 진범이 누구인지도 언급한다. 그 모든 비극을 몰고 온 진범은 폴 마샬이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롤라는 그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한 것을 보면 롤라는 폴의 잘못을 용서한 듯 보인다. 그러나 세실리아와 로비가 이 세상에 없는데 브라이오니가 속죄를 한다한 들 누구에게 용서를 받을 것인가? 애초에 브라오니는 자신의 생각대로 판단해 두 사람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더니 이제 와서야 자기 마음 편하려고 당사자도 알 수 없는 용서를 구하고 있다. 참 이기적인 여인이다. 소설 속에서 브라이오니는 세실리아와 로니를 찾아가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고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다. 사실과는 반대의 소설 속 결말을 통해 그녀의 죄책감을 덜어내려 하는 듯하다. 혼자서만 살아남은 그녀는 노년에 치매가 걸려 과거 기억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과거 자신의 과오가 잊히며 결국 마음 편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조 라이트 감독의 라스트 네임처럼 그는 빛을 잘 활용하기로 유명한데 역시 뛰어난 영상미와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 정말 훌륭한 영화이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과는 달리 씁쓸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인간의 악함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어톤먼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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